“기업, 통찰의 힘으로 디지털 격변기의 파도 넘어야”
“기업, 통찰의 힘으로 디지털 격변기의 파도 넘어야”
  • 박시현 기자
  • 승인 2019.11.11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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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 156회 영림원CEO포럼 강연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

[디지털경제뉴스 박시현 기자]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이 7일 156회 영림원CEO포럼(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에서 ‘디지털 시대,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을 주제로 강연했다. ‘비즈니스와 인생의 본질을 통찰하라’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강연에서 김경준 부회장은 “시대는 변해도 세상살이의 본질은 동일하다. 통찰(Insight)은 그 본질 속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이며, 이 통찰이야말로 디지털 격변 시대를 살아가는 힘이다. 기업은 이 통찰의 힘으로 현재와 미래의 ‘업의 본질’을 잘 생각해 비즈니스의 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

국내 기업이 직면한 위기의 삼각파도 = 우리나라 기업은 현재 글로벌 디지털 격변, 저성장 국면, 한반도 주변 정세 등 삼각파도에 휩싸여 있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는 모두 탄생에서부터 성장, 발전, 그리고 혁신 아니면 쇠퇴까지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위기를 회피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 맞서고 극복하는 방식에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에서 “인간은 자기가 살았던 시대의 위기를 다른 어느 시대의 위기보다 가혹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가 가진 자질의 우열이 아니라 자질을 어떻게 활용했는가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시오노 나나미의 이 말은 인간은 위기에 대해 주관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며,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이 피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웅변한다.

2017년 11월에 국회도서관으로부터 서평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때 요청받은 책은 미국 경제학과 토드 부크홀츠(Todd G. Buchholz)의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였다. 이 서평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저자에 따르면 빈곤에서 탈피한 경제적 번영은 출산율 저하와 공공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근로 윤리 쇠퇴와 애국심 소멸이 수반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 국가가 부유해지면서 관료조직은 방대해지고, 이는 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비대한 관료제에서 발생하는 높은 수준의 통제는 사회를 부패하게 만들고, 활력을 저하시켜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제도를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19세기 영국의 사상가 칼라일의 ‘인간은 역경을 이기는 이가 100명이라면 풍요를 이기는 이는 한명도 안된다’다는 통찰과 일맥상통하는 저자의 분석과 처방은 인간사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 ”

우리나라에 쥐는 몇 마리 있을까? = 통찰은 본질 속으로 뚫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은 본질을 꿰뚫어 보고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기회를 찾는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인터뷰를 통해 사원을 채용하는데 ‘우리나라에 쥐는 몇 마리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 중 탁월한 대답이 나왔는데 ‘쥐약 회사를 찾아가겠다’는 것이었다. 또 ‘보잉 747에 골프공을 몇 개 실을 수 있을까?’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골프공을 싣고 하늘에 떠야 합니까. 안 떠도 됩니까’라고 다시 질문하는 응시자가 있었다. 제대로 본질을 꿰뚫어 본 이 통찰력의 소유자가 합격한 것은 물론이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인류역사 최초로 달에 착륙하였을 때, 지상관제센터의 컨트롤 장비인 메인프레임 연산능력과 2019년 스마트폰의 연산능력을 비교해보면 10만배의 차이가 난다. 1969년은 먼 과거가 아니다, 모두 다 기억한다. 이처럼 엄청난 질적 발전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기업의 핵심 자원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토지, 노동, 자본에서 특허, 기술, 브랜드로, 그리고 현재는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바뀌었다. 유형 자산에서 무형 자산으로, 이어 사이버 자산으로 변화한 셈이다. 핵심 자원의 주체도 노동자 집단에서 전문가 조직, 그리고 탤런트 네트워크로 변화했다.

인공지능(AI)이 나오자 지능확장(IA)과 한판 붙은 적이 있다. 지능확장은 인간 한계를 기계가 도와주는 것으로, 투자조언, 회계보조, 청소로봇, 의료간호로봇 등 인간의 보완재 역할을 하는 점에서 ‘기계주의자’를 자처하는 AI보다 더 현실적이다.

인간과 기계의 능력을 여러 경우로 조합할 경우 어떠한 조합이 제일 강할까? 1998년 스페인에서는 인간과 기계의 능력을 조합한 팀끼리 ‘고급 체스’ 경기가 열렸다. 사람과 체스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컴퓨터를 한 팀으로 묶었다.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는 한달 전 4대0으로 승리한 적이 있는 상대와 컴퓨터와 한팀이 된 게임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카스파로프는 “전술적인 계산에서 내가 가졌던 우위가 컴퓨터에 의해 무력화됐다”고 했다.

2005년 개최된 프리스타일 체스 토너먼트에서도 인간과 기계의 혼성팀이 가장 강력한 컴퓨터에 승리했다. 인간의 전략 지침과 컴퓨터의 전술적 예리함이 합쳐져 시너지를 극대화한 셈이다. 가장 강력한 조합은 ‘약한 인간+기계+우수한 처리 프로그램‘이었으며, ’강한 인간+기계+열등한 처리 프로그램‘은 약세를 보였다. 여기서 시사하는 것은 인간과 기계의 협력 능력이 핵심이며, 특히 데이터 처리와 알고리즘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시대, 인간과 기계간의 상호 작용 범위 확장 =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간과 기계간의 상호 작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패션아이템 규레이션 ‘스티치픽스(stitch fix)’은 인간과 기계간의 상호 작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사례의 본보기이다.

2011년 설립된 스티치픽스는 넷플릭스 알고리즘 개발자인 에릭 콜슨을 2012년 8월에 영입해 AI 추천시스템을 개발했다.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이 자신의 스타일, 사이즈, 선호도, 예산 등을 입력하고 스타일링 비용으로 20달러를 지불하면 알아서 의류와 액세서리 등 5가지 상품을 배송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5가지 상품을 받은 고객은 마음에 드는 아이템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반송해도 된다. 스티치픽스는 하나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이미 결제한 스타일링 비용 20달러를 돌려주지 않는다. 고객들 특히 여성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예쁜 옷을 받아 보고 놀란다.

이 스티치픽스의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1차적으로 10여가지를 선별하면 2차적으로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5가지를 최종 결정한다. 인간과 기계간 협력의 좋은 사례이다.

스티치픽스는 이 비즈니스 모델로 2016년에 7억3,000만달러, 2017년에 9억7,700만달러, 2018년에 12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순이익 4,500만달러, 시가총액 50억달러를 기록했다.

맥코믹(McCormick)은 후추 회사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변모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1889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창립한 맥코믹은 2018년에 5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 비즈니스 모델은 맛 전문가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구성된 팀이 인간이 먹는 음식 여러 가지를 조합해 특유의 레시피를 만들고, 이 레시피 솔루션을 식품 제조업체나 식당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 모델의 핵심은 연령별, 지역별로 맛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구축해 맞춤형 레시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코믹은 데이터 판매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 곁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는 2016년에 선보인 인공지능 개인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이다. 구글은 2018년 5월 구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사람과 유사한 억양과 목소리 톤으로 미용실 예약을 스스로 진행하는 데모를 보여줬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2020년에 안드로이드에 장착된다고 하는데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우리 삶에 전방위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개인의 확장 시대, 전문가와 일반인 간격 축소 = 디지털 시대에는 기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사업모델은 인프라 사업자, 플랫폼 조직자, 신뢰 있는 정보 제공자, 제품 제조자 등 4가지 유형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업들은 현재와 미래의 ‘업의 본질’을 잘 생각해 4가지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하고, 각각의 특성을 빨리 습득하고 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문명과 기술의 확산으로 개인이 확장하는 시대이다. 과거에는 개인은 없고 집단만 있었으며 집단을 떠난 개인은 살 수 없었지만 이제는 개인이 훨씬 커진 시대가 됐다. 1719년에 나온 ‘로빈슨 크루소’는 문명사적인 책으로 인간이 혼자서 20년 이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지식의 확산에 따라 전문가와 일반인의 간격도 축소되고 있다. 서양 중세시대에 성경 1권의 가격은 비싼 양피지 탓에 2억원이었다. 숙련 수도사 1명이 2년이 걸려야 만들 수 있었다. 9세기 후반 중세의 대표적인 도서관인 스위스 장크르 갈렌 베네딕트 도서관의 장서는 500권이었다. 조선중기의 책 1권의 가격은 500만원~1,000만원이었다.

그러다가 구텐베르크 인쇄술로 1450년 경에 금속 활판 인쇄로 성서를 대량 제작했으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경제적 주도권에 변화가 유발되고, 종교혁명으로 사회적 주도권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은 대략 12만 글자를 수록하는 1M D램에 초중등 교과서를 모두 수록할 수 있는 정보혁명 시대이다. 인터넷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개인 차원의 공유가 가능한 환경이며, 이를 통해 암기는 검색으로 대체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세상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 개인이 현인이 되는 시대이다.

디지털 시대의 권력은 개인에게 넘어갔다. 2008년 미네르바 사건이 대표적이다. 전문대 출신의 백수가 당시 가장 뛰어난 경제 스승을 평가받은 것은 지식의 확산 덕분이다. 한 개인이 유튜브에서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해 논평한 것을 놓고 KBS가 정식 뉴스로 다룬 것도 개인의 확장 시대를 잘 드러내고 있다.

미래의 메가 트렌드는 ‘글로벌’과 ‘디지털’ = ‘소프트뱅크 월드 2017’에서 손정의 회장은 기조 강연에서 30년간 ‘디지털’과 ‘글로벌’의 관점에서 투자를 해왔다고 했다.

글로벌과 디지털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이 시대에 미래 세대는 영어와 코딩(컴퓨텅) 능력을 기본 이상으로 갖춰야 한다. 그러면 영어는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나? 손정의 회장은 영어 원칙으로 “사용하는 영어 단어수는 1,480개로 중학교에서 배우는 어휘력 수준이면 되고, 세계 영어 사용 인구의 80%가 비 원어민인 만큼 문법적 실수는 당연하니 문법에 개의치하지 말 것이며. 사용하는 표현과 문장도 단순 간결해야 하며, 영어의 리듬과 액센트는 신경 쓰며, 단어 단어마다 최대한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라고 제시한 바 있다.

영림원CEO포럼(http://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

영림원 CEO포럼은 2005년 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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