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CEO포럼] "블록체인 활용해 기업 가치 올리는 방안 찾아야"
[영림원CEO포럼] "블록체인 활용해 기업 가치 올리는 방안 찾아야"
  • 정현석 기자
  • 승인 2021.06.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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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진 블루핀 테크 대표 겸 비브릭 전략이사, 166회 영림원CEO포럼 강연
권용진 블루핀 테크 대표 겸 비브릭 전략이사
권용진 블루핀 테크 대표 겸 비브릭 전략이사

[디지털경제뉴스 정현석 기자] 권용진 블루핀 테크 대표 겸 비브릭 전략이사가 3일 166회 영림원CEO포럼에서 ‘블록체인으로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와 비즈니스 적용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 대표는 이번 강연에서 산업 패러다임으로서 블록체인의 의미와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설명했다. 다음은 강연내용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첫 번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뛰어넘은 가운데 앞으로는 빅테크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보면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 다르다 등의 시각이 그러하다. 블록체인은 미래를 바꿀 혁신 기술로 산업의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즘 비트코인에 관한 얘기들이 많은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그 본질은 무엇이며 이를 활용해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산업 패러다임으로서 블록체인의 의미를 살펴보자. 블록체인은 기술이기보다는 사상에 가깝다. 블록체인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폐해로부터 생겨났다. 자본주의의 꽃은 기업이며 기업은 시스템을 소유하고 여기서 생기는 마진을 얻는다. 그런데 한 쪽의 기업에 권력이 치중되며 독점의 문제가 생겨난 것이 블록체인의 출발이었다. 곧 블록체인의 핵심은 기업의 독점을 막고 대중이 기업과 시스템을 분산시켜 유지보수를 하는 것이다.

최초의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양적완화로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때에 등장한 비트코인이 내건 비전은 은행을 해체하고 거래 및 발권을 대중이 관리하자는 것이었다. 2008년 9월은 세계 4대 투자은행 가운데 2개가 침몰한 상태였다.

은행의 핵심자산은 돈이 아니라 장부다. 돈의 가치는 내가 그 돈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가 그 돈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유치된다. 비트코인은 2009년 이후의 모든 거래내역이 기록된 장부이다.

비트코인의 개발자로 알려진 인물은 2008년 10월 31일에 “나는 신뢰할 만한 제3의 중개인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히 당사자 간에 1:1로 운영되는 새로운 전자통화시스템을 연구해오고 있다“라며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중앙 기관 관리 방식은 장부를 중앙 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장부 위조를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여해야 하며, 중앙 기관이 임의로 장부나 정책을 변경할 수 있으며, 중앙 기관의 신뢰도가 화폐나 장부의 신뢰를 결정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은행, 국가, 신용카드 회사, 증권사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를테면 신용카드로 피자를 주문하고 결제하면 결제자의 신원 및 신용을 확인하고 피자 가게의 신용을 확인하고 이어 장부에 거래를 입력하고 추후 정산하는 식이다.

이러한 중앙 기관 관리 구조는 해킹, 위조, 횡령 등 보안 문제에다 정책 변경 등으로 전체 시스템 붕괴, 중앙 기관의 권력 독점, 그리고 은행 지급 준비율과 같은 시스템 남용 등의 단점이 있다.

현재 은행의 장부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중앙 서버에 거래 기록 즉 원장을 두고 이 중앙 서버와 모바일 뱅킹, 인터넷 뱅킹, 지점 간의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다.

블록체인의 기본 사상은 통제에서 자유로, 국가에서 개인으로, 억압에서 인권으로, 독재에서 민주로 가자는 것이다. 정보의 탈중앙화로 중앙권력의 정보 독점을 억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중개인이 없는 디지털 트랜잭션은 생각보다 어렵다. 받는 쪽이나 주는 쪽 모두 위조 가능성이 있고, 일치된 의견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하는 ‘비잔틴 장군 문제’, 보안 문제 등이 있다.

분산 원장은 중앙 서버에 원장을 두는 중앙집중형 시스템과는 달리 모든 사람이 장부를 갖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 분산 원장이 좋은 것은 알겠지만 과연 돌아갈까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모든 사람이 관리하면 귀찮고 돈이 들어갈 뿐더러 중앙기관이 확인하지 않으면 왜 굳이 똑바로 관리해야 하는지, 위조를 하려는 사람의 이득이 훨씬 크지 않을지, 딴 마음 먹은 사람이 많아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블록체인이다. 블록을 일종의 비밀번호인 해시함수로 연결한 체인이라는 의미다. 일정 단위마다 블록으로 거래 기록을 모으고 이를 해시함수를 써서 암호화한 것이다. 이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데 사용된다. 모든 거래 정보를 포함하는 거래한 분산 장부가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분산되고 독립적이며 공통 장부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진짜 거래는 제대로된 해시값이 있는 블록 뿐이다. 블록이 생성되려면 현재 거래에 맞는 해시값을 생성해야 한다. 해시함수는 답을 알아내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모든 값을 대입해서 맞는 비밀번호를 찾아야 한다. 해시값을 찾는 순간 실제 거래가 이뤄지면서 블록이 생성된다. 즉 거래를 인증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블록이 생성되면서 각 거래에 있던 소정의 수수료를 해시값을 찾은 사람에게 지급하는데 이 개념이 채굴이다.

즉 채굴은 대중이 암호를 풀면 분산원장이 복사되며 거래가 이뤄질 때 암호화폐를 부여하는 것이다. 분산원장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대중이 암호화폐로 보상받기 때문이다. 채굴은 시스템에 대한 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집단지성으로 이뤄진 은행이다. 모든 사람들이 장부를 관리하며, 전송을 할 때는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수많은 사람들이 수수료를 벌기 위해서 해시함수를 풀고 해시함수를 찾는 순간에 거래가 완료된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만든 이유는 위조를 불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과거 거래를 위조하려면 수많은 거래를 새로 생성해야 하는데 과거 거래를 위조해 생성하는 속도보다 집단이 만드는 새로운 거래가 더 빠르다. 그래서 가장 긴 블록이 실제 블록체인이 되므로 위조가 불가능해진다.

기존 중앙집중형 은행의 거래와 발행을 탈중앙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다른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나왔다.

그리하여 2016년부터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공인중개사, 물류, 의약 및 제약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 블록체인으로 앱이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앱이 바로 탈중앙화 분산 애플리케이션 ‘디앱(Dapp)’이다.

그리고 이 디앱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더리움이 등장했다. 디앱의 스토어인 이더리움은 2세대 블록체인으로, 디앱, 토큰에다 스마트 계약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디앱은 리눅스와 같은 오픈소스로 개발되어 누구에게나 공개되며, 암호화되어 블록체인 플랫폼에 보관되며, 특히 무엇보다도 디앱의 작동과 발전에 기여한 참여자에게 보상을 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앱은 현재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

디앱의 실패사례로 스팀잇(Steemit)을 들 수 있다. 스팀잇은 글을 올리는 사람에게 코인을 주는 새로운 SNS로, 처음에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글쓰는 사람들이 꼭 코인을 받으려는 이유로 글을 쓰지 않으며, 수준이 낮은 글들이 올라오는 등의 이유로 실패를 맛봤다

반면 크립토 키티(crypto kitties), 에일리언 월드(Alien Worlds) 등 블록체인 게임은 성공적이다. 블록체인 게임 분야는 기존 게임사의 임의적인 정책 변경이나 아이템의 무제한 발행 등 횡포를 막을 수 있어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에는 디앱 비즈니스가 속속 나오면서 수십 가지의 코인이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초기 개발 자금을 모으는 과정인 ICO(Initial Coin Offering)가 활기를 띠었다. 그렇지만 앱이 조악한 까닭에 당초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일찍 꺼지는 거품 현상을 빚기도 했다.

결국 토큰은 기업을 탈중앙화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특정한 앱이나 기업, 시스템 등을 탈중앙화해 설립하는데 있어 토큰은 그 회사의 지분을 뜻하며 그 회사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그 투자가치도 상승한다.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의 가치는 서비스 및 네트워크 가치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안으로는 크게 6가지가 있다.

△자금 조달 △토큰 이코노미를 이용한 보상 시스템 강화 △증권형 토크 또는 비슷한 방식으로 분할 자산화 △투명성 및 추적 가능성 △NFT를 이용한 소유권 및 진품 증명 △디파이(De-Fi)를 이용한 금융시스템 완전 자동화 및 리스크 감소 등이 그것이다.

먼저 블록체인은 ICO(Initial Coin Offering), 프라이빗 세일, 유틸리티 토큰 선판매 등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데 크라우드 펀딩과 역할이 비슷하다. 상장사, 주주 의결권 충돌 등의 경우 새로운 자금 조달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토큰 이코노미를 이용한 보상 시스템 강화는 기존의 사업 모델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사용자 보상 체계나 사용자 참여형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인은 사용자의 결제 이력에 따라 상응하는 리워드 혜택 제공과 결제 프로세스의 단순화 등으로 기존 결제 시장의 높은 수수료, 느린 정산 주기 등 문제점을 개선하며 올해 2월 기준 회원수 100만을 돌파했다. 또 썸씽(SOMESING)은 노래방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로 고유의 리워드 시스템을 통해 제작자가 업로드한 노래에 대해 공정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해준다.

증권형 토큰 또는 분할 소유는 보안성을 갖춘 토큰을 이용해 증권을 좀더 편리한 형태로 부여한다. 이 증권형 토큰은 분할 소유, 추적 가능, 중간자 불필요 등의 장점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추적성,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DID 백신 인증서, 의약품 유통 시스템, 기부 사업 등이 그 예다. 이밖에 국가 정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즉 폐기물 관리 시 리워드를 제공하는 보상체계로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NFT(Non-Fungible Token)는 디지털 파일의 소유권을 추적해 특정 상황이나, 예술, 소유권을 한정판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었던 대전을 담은 디지털 파일은 특정 상황을 디지털 파일로 바꾼 케이스로 고가에 팔렸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디지털 파일에 관한 추적성으로 진본 여부를 판단해 디지털 파일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스티브잡스의 연설 파일, 김광석의 MP3 첫 파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디파이를 이용한 완전 자동화 금융은 은행이나 보험, 주식 등 금융의 불합리한 포인트를 해결하며 금융 서비스의 100% 자동화를 보장한다.

◆영림원CEO포럼

영림원 CEO포럼은 2005년 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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