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와 웹툰 속 젠더를 논하다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와 웹툰 속 젠더를 논하다
  • 박시현 기자
  • 승인 2021.09.11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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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속 젠더 주제로 만화포럼, ‘상남자’ 도가도 작가 랜선팬미팅 성료

[디지털경제뉴스 박시현 기자]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9일 오후 2시 ‘뉴노멀 시대, 웹툰 속 젠더를 논하다’를 주제로 진행된 만화포럼으로 개막 6일차의 문을 활짝 열었다. 만화포럼은 1부 ‘다시 가지 않을 어제, 그리고 오늘’과 2부 ‘진화하는 웹툰’으로 꾸며졌다.

만화포럼 1부에서는 ‘로맨스 판타지의 반격-우리는 로맨스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와 ‘만화를 외모 지표화하는 언론의 암묵적 성 역할 고착화에 관하여’ 등 두 가지 발제가 진행됐다.

먼저 서은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외래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로맨스 판타지의 반격-우리는 로맨스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서은영 교수는 “여성서사 웹툰 시장의 부상은 이제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글로벌한 현상”이라며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로맨스에서 탈피해 다양하고 풍부한 여성의 서사를 다룬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여성 독자들에게 지지와 공감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제국’이라는 세계관으로 대표되는 정통 로맨스 판타지의 특징, 모성의 강요, 나쁜 남자 길들이기 등 로맨스 판타지 세계관이 지니는 함의, 악녀의 등장, 젠더의 해체 등으로 설명되는 로맨스 판타지의 변주 등을 소개하며 “여성들이 로맨스 판타지를 읽을 때 좀 더 비판적인 자세로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 겸 만화 연구자는 ‘만화를 외모 지표화하는 언론의 암묵적 성 역할 고착화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연예인을 지칭할 때 자주 쓰이는 ‘만찢(만화를 찢고 나옴)’, 연예인 외모 표현에 자주 쓰이는 ‘순정만화’라는 단어에 특히 주목했다.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는 “‘만찢’은 만화와 전혀 상관없는 인물에게 축약형 관용어로 적용되고 있고, 만화와 상관없는 맥락에서 외모 평가를 위해 언급되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동시에 언론이 순정만화 장르에 관한 편견을 매우 복합적으로 오도해 활용하고 있다”면서 “순정만화를 끌어들임으로써 여성을 향한 편견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고, 또한 이를 적극 유통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성 역할과 편견을 고착화하는데 일조 중이다. 이처럼 여성을 향한 시선을 공고히 하는데 동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발제자의 발표 이후에는 류유희 백석문화대학교 초빙교수가 진행하는 토론이 열렸다. 이어 만화포럼 2부에서는 ‘BL의 진화, 그리고 미래’와 ‘웹툰 창작물의 성인지 감수성 반영을 위한 점검지표 제안’을 주제로 한 발제가 이어졌다.

먼저 김소원 상지대학교 외래교수가 ‘BL의 진화,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 발제로 2부의 문을 열었다. 그는 BL의 정의, 장르적 특징부터 4가지 인기 요인, BL의 확산과 상업화 등에 대해 폭넓게 다뤘다.

김소원 교수는 “BL장르는 기존 로맨스의 성역할 타파, 로맨스의 확장과 변주, ‘또 하나의 성’과 변신의 욕구, 여성들을 위한 포르노그래피로서 여성 독자들에게 소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L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창작하고 소비하고 향유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19금’을 위한 BL이 아닌 밀도 있는 서사,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작품들이 뒷받침된다면 BL의 저변이나 대중성 역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재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는 ‘웹툰 창작물의 성인지감수성 반영을 위한 점검지표 제안’에 관한 발제를 진행했다.

임재환 교수는 “우리는 작품 속에 재현된 관습적 성역할과 성인지에 대해 반문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성역할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있지는 않은지 관심 가져야 한다. 이는 검열의 의미가 아닌 창작자 스스로 성인지 감수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캐릭터 설정, 서사 연출, 시각 연출 측면에서 웹툰 창작물의 성인지 감수성 점검지표를 제안하며 발표를 마쳤다.

2부 역시 발제에 이어 김은총 와이낫미 프로덕션 PD, 박재연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이 발제자들과 함께 하는 토론이 열렸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상남자> 도가도 작가의 랜선팬미팅이 열렸다. <상남자>는 성공의 대가로 사랑하던 모든 이를 잃어버린 주인공이 어느 날 모든 것이 시작된 젊은 시절의 그때로 돌아가게 되면서 다시 삶을 설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랜선팬미팅에서 도가도 작가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 ‘재미’라고 짧게 답했다. 웹소설 원작의 <상남자>를 웹툰화 할 때 목표했던 게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웹소설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그것을 잘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으며, 가장 정이 가는 작품 속 캐릭터로 ‘신과장’을 꼽으며 “잘 해보려고 애쓰지만 우리가 다들 그렇듯이 때로는 비겁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더 애처롭고 정이 간다”고 언급했다.

가장 작업하기 힘들었던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는 “항상 현재, 오늘이 힘들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흐름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그것을 실제로 표현해내야 하는 ‘오늘’이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도가도 작가는 만화가가 된 계기, 직장인 시절의 이야기 등 평소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팬들과 공유하며 팬미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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