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비판 기사 내리기 위해 뇌물 줬다” 파장 ‘일파만파’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비판 기사 내리기 위해 뇌물 줬다” 파장 ‘일파만파’
  • 홍석환 기자
  • 승인 2018.06.1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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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에 ‘하나금융 불법행위 철저히 조사하여 금융권 적폐 청산하세요’ 등 글 올라와

[디지털경제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비판 기사를 내리기 위해 신문사에 뇌물을 제공했다’고 폭로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그 파장이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다.

6월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하나금융의 불법행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금융권의 적폐를 청산하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비판 기사를 내리기 위해 신문사에 뇌물을 제공했다면서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번 6월 13일 청원 글 이전엔 6월 11일 ‘하나은행 내부에서 횡령과 김영란법 위반 등 불법이 판을 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은 팔짱만 끼고 있나’라는 제목이, 6월 12일 ‘북미회담도 중요하지만 하나은행의 적폐 청산도 중요합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연속 올라오고 있다.

청원 글 내용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기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 관련 기사를 내리려고 또 다른 언론사에 뇌물을 준 정황이 나왔다. 1월30일자 ‘“연임 반대 말라” 기자에게 2억 건넨 혐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피소’란 제목의 이데일리 기사가 하나금융 측의 요청으로 삭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금전적 대가가 오간 걸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사실이라면 김영란법 위반이다. 

참여연대는 1월30일 은행법 및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김정태 하나은행금융지주 회장을 고발했고 이데일리는 이 사건을 당일 보도자료 위주의 스트레이트 기사로 처리했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 수사 중이다. 해당 기사는 이날 오전 11시32분 경 포털사이트에 송고됐으나 16분 뒤인 11시48분 경 당시 최아무개 하나금융지주 홍보팀 과장이 취재기자에게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그리고 11시53분 경 김아무개 이데일리 사회부장이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나금융 쪽에서 이익원 편집국장을 통해 민원을 걸어왔다며 “지금 참여연대 기사 내리자”, “국장한테 민원이 세게 들어왔다”며 기사 삭제를 지시했다. 기사는 삭제됐다. 기사 삭제 당일 김 부장은 취재기자와 통화에서 “하나은행 건 같은 건 좀 심하다. 기사를 통째로 삭제하라는 게 그렇게 쉽게 하는 민원이 아닌데 너무 남발한다. 얘네가 지금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기사가 삭제된 날 저녁, 이데일리 법조팀 기자들과 김아무개 사회부장의 회식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사회부장은 하나금융 고발 기사를 내려주는 대신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고 뒤늦게 털어놓았다. 기사를 작성했던 이데일리 기자(현재 퇴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시 회식자리를 떠올리며 “술을 마신 상태에서 김 부장은 참여연대 고발기사를 내리는 대신 하나금융에서 ‘3개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아무개 부장이 언급한 ‘3개’는 현금일 수도 있지만 광고개수일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KEB 하나은행 대부분 광고비가 김정태 회장 연임을 위한 비판기사 삭제 및 홍보기사 게재를 위해 지출됐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이익원 이데일리 편집국장에게 기사삭제 민원을 넣은 이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반대 기사를 쓴 기자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던 안아무개 전무로 알려졌다. 1월30일 참여연대는 고발장에서 “김 회장과 동석한 안 전무는 지난해 11월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김 회장의 각종 비리 의혹을 단독 보도한 기자에게 기사 삭제를 요청하며 억대의 광고비와 하나금융 자회사의 감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황에 비춰보면 안 전무는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건 관련 기사를 내리기 위해 또 다시 김영란법을 어겼을 가능성이 높다. 안아무개 전무는 1월30일 경 이데일리 쪽에 기사삭제를 요청하고 금전적 대가를 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 법적 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김아무개 사회부장은 “당시 기사 출고 이후 하나 측에서 시민단체의 일방주장을 반론 없이 실었다며 기사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회사의 정식 절차를 밟아 삭제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돈 얘기는 납득이 안 된다. 말한 기억이 없고 당시 동석자들에게 물어봤지만 내가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이 같은 글은 미디어오늘이 지난 5월28일 “참여연대 기사 내리자”던 그날 밤 “3개 받았다”라는 타이틀로 보도된 것과 같은 내용이었다.

한편, 이 같은 청원 글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해명할 내용이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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