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기업의 디지털 민첩성 향상에 CHRO·CIO·CFO의 역할 경계 없다”
[집중분석] “기업의 디지털 민첩성 향상에 CHRO·CIO·CFO의 역할 경계 없다”
  • 박시현 기자
  • 승인 2022.07.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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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데이, 20일 ‘엘리베이트 한국 2022’ 기자간담회 가져, “디지털전환 속도 높여 민첩성 격차 줄여야 지속성장 가능”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이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이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경제뉴스 박시현 기자] 워크데이가 '워크데이 엘리베이트 한국 2022' 행사에 앞서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시아Ÿ태평양 지역 기업들의 디지털 민첩성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2022 아시아 태평양 지역 IDC-워크데이 디지털 민첩성 지수 서베이(IDC-Workday Digital Agility Index Asia/Pacific 2022)’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CxO가 겪고 있는 당면 과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위원회 위원장 겸 사외이사는 직원몰입도 향상을 통해 좋은 인재들이 합류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공유했다.

◆아태기업, 팬데믹 동안 디지털 민첩성 기회 놓쳐 = 이번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아태 지역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성공해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상당수여서 선발 기업과 후발 기업 간의 비즈니스 경쟁력이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워크데이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IDC와 협력해 실시한 이번 연구는 디지털 민첩성 지수(DAI) 내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점수 및 순위를 매겼다. 점수에 따라 기업은 리더(민첩함/통합적) 또는 팔로워(느림/전술적)로 구분된다. 모든 민첩성 측면에서 리더 또는 선두 기업은 팔로워 또는 뒤처진 기업에 비해 전사적 디지털 전환 확장에 있어 큰 진전을 이뤘다.

이번 연구에서 아태 지역 기업의 과반수 이상(62%)이 팬데믹 기간 중 IT기술의 도입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놓쳐, 디지털 민첩성 측면에서 여전히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38%의 기업만이 디지털 민첩성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2020년 대비 18% 증가한 것이다.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팬데믹 이전부터 디지털 전환에서 보다 앞서 나갔던 기업들의 디지털 민첩성 지수 개선도가 더 높았다. DAI 순위에서 1위는 호주 기업들이 차지했다.

호주 기업들은 2년 전보다 DAI가 0.9포인트 올라갔다. 그 뒤를 이어 2년 전 1~2위를 기록했던 싱가포르와 뉴질랜드의 기업들이 0.5~0.7포인트 DAI가 개선되면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이는 많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 노력이 전술적 단계에서 전략적 단계로 넘어갔음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들은 2020년보다 DAI가 0.5포인트 개선되면서 2년 전과 동일한 4위를 유지했다.

이상훈 지사장은 “이번 연구가 입증하듯 디지털 민첩성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 이상을 요구한다”며, “팬데믹 이전에 디지털 전환을 먼저 추진했던 전자상거래, 은행, 금융서비스 산업의 경우, 보다 풍부한 민첩성 속성을 갖췄다. 해당 산업에서는 40% 이상의 기업이 진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절반가량의 기업이 디지털 이니셔티브와 운영을 이행할 수 있는 디지털 워크포스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태 지역 전역에서 디지털 민첩성 개선도는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선도 기업들이 더 빨리 앞서가고 있다. 이로 인해 리더 기업과 팔로워 기업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민첩성이 떨어지는 62%의 기업(민첩성 팔로워)들은 팬데믹 기간 중 전자상거래, 안전 조처, 원격 근무와 같은 즉각적인 필요에 따른 기능적 요건 위주로 기술 도입을 추진했다. 이처럼 디지털 전환이 전술적, 기능적으로 추진되면 민첩성 확보에 제약이 생긴다.

리더 기업과 팔로워 기업의 민첩성 격차 심화 = 민첩성 리더가 되려면 기술 도입이 통합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전략과 로드맵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리더 기업은 인력 계획과 인재 개발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총체적인 관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것이 재무 회계, 예산 활동과도 정렬돼 있다. 또한 리더 기업에서는 예측 분석을 활용해 인사와 재무 조직이 변화를 보다 잘 예측하고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번 연구에서 리더 기업의 66%가 전사적 인재 시스템과 정책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민첩성 팔로워 기업의 경우 이 수치는 14%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리더 기업의 51%는 인사와 재무 플랫폼이 예측 분석과 통합돼 있지만 팔로워 기업의 경우 이 비중은 8%에 불과했다.

이상훈 지사장은 “팬데믹 이후 디지털 민첩성이 경쟁 우위의 핵심 원천이 된 지금, 데이터 기반 프로세스가 뒷받침되고 디지털 스킬과 업무 문화를 개선하는 기업이 앞으로의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포지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태 지역 기업의 최대 IT 과제로는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이는 올바른 기술 솔루션 선택(49%),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전반의 일관된 통합성 결여(47%), 디지털 회복력 제공(45%) 등이 꼽혔다.

선도 기업의 과반수(53%)가 애널리틱스를 이용해 지속적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변화를 관리하고, 31%는 자동화 역량을 활용해 잠재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뒤처지는 기업의 59%는 정적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에 의존함으로써 대응이 늦고 회복 기간도 길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무 부서의 경우 최대 과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수익성 있는 매출 성장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파악하고(55%), 장기적인 기업 회복력을 확보하며(49%),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위한 비용 억제 문화를 조성하는(45%) 것으로 조사됐다.

민첩성 팔로워 기업의 경우 절반가량(49%)이 과거 재무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비용을 관리하고 있으며 공급망 차질 및 인플레이션 심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인사 리더의 최대 과제는 급변의 시대에 높은 인사 서비스 기준을 제시하고(54%), 하이브리드 워크포스 지원을 위해 직원의 복지와 안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며(53%),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건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올바른 스킬을 파악하는(50%)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훈 지사장은 “이 같은 과제를 고려해 기업이 민첩성 격차를 좁히고 팬데믹 이후의 변화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IT, 인사 및 재무 리더는 반드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CIO는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조율하면서 비즈니스 전환을 리드해야 하며, CFO는 전사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CHRO는 민첩한 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전환을 위한 통합적 접근이 매우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CIO, CFO, CHRO가 긴밀히 협력해 여러 부문을 아우르도록 디지털 전환 노력을 정렬시키고 디지털 인재 관리뿐만 아니라 인사 및 재무 프로세스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인사이트, 테크놀로지 등 3가지를 축으로 직원경험 높여야” =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위원회 위원장 겸 사외이사는 ‘직원 몰입도를 높이는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GE코리아 CHRO를 역임한 이미라 이사는 “2020년 GE는 워크데이를 도입해 전세계 180개국 지사, 28만명에 적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며 워크데이와 인연을 맺은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발표내용이다.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위원회 위원장 겸 사외이사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위원회 위원장 겸 사외이사

2021년 ‘대퇴사(Great Resignation)’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팬데믹 이후 기업에게 닥친 난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퇴사’라는 주제와 관련해서는 △자발적 퇴사 증가 △기업의 구인난 △직원들의 높은 이직 의사 등을 꼽을 수 있다. 회원 8억명의 링크드인 프로필에서 2021년 직업이 바뀐 사람의 수는 그 이전 해보다 54% 증가했으며, 특히 MZ 세대는 절반 이상이 바뀌었다. 직원들이 회사에 기대하는 것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임금, 복리후생, 기업의 네임밸류와 규모, 근무 지역, 가족 같은 분위기를 따지는 전통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의미있는 업무 수행과 공동체에 기여, 조직문화, 워라밸과 유연성, 개인적인 성장의 기회, 나의 가치와 의견을 존중받는 것,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 한마디로 개인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제이콥 모건은 “직원이 조직 안에서 겪는 경험은 궁극적으로 직원의 행동을 형성하며, 직원들이 조직과 맺고자 하는 관계 또는 유대감을 형성한다. 오늘날 우리가 극복해야할 과제는 어떻게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떨어지는 물질적 구매로 ‘일’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험에 대한 투자로 느낄 수 있느냐의 문제다. 즉 이제 기업 성장의 새로운 기준은 직원경험(EX: Employee Experience)으로 옮겨갔다”고 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직원 경험은 기업의 최우선 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94%의 기업이 직원경험의 향상을 최우선 과제 중의 하나로 꼽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54%에 불과했다. 이처럼 거의 모든 기업들이 직원경험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은 직원들의 퇴사율, 직원들에 대한 투자,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이 ESG 평가기관들의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주요 평가 지표이기 때문이다.

직원경험을 결정짓는 세가지 요소는 △디지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각종 기기들에 대한 총체적 경험 △물리적 환경: 업무공간을 비롯해 회사 로고, 데스크, 카페테리아 등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모든 것 △조직문화: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받는 느낌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예를 들면 조직구조, 리더십 스타일, 어떤 사람들이 채용되고 승진되는가 등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EX 전략에서 디지털과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으며, 물리적 환경은 줄어들었다.

데이터, 인사이트, 테크놀로지 등 3가지를 축으로 EX를 높일 수 있다. 그 사례로 △직원 몰입도 조사 △인재관리를 들 수 있다. GE는 장장 6개월 걸쳐 직원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서베이 방법에 변화를 주어 매주마다 부담없는 질문으로 직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수집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직원 만족도 수준을 파악함으로써 차별화된 직원경험을 제공하고, 잠재된 위험요인을 도출하고 긍정적인 직원경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회사의 정책과 제도를 수정할 수 있다.

인재관리 또한 데이터, 인사이트,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테면 머신러닝 분석을 통해 직원들이 보유한 스킬셋을 시스템에 계속 업데이트함으로써 회사 내부에서 이동이나 단기 프로젝트에 연결해 경력 개발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향후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역량 스킬을 시뮬레이션 해서 현 상황과의 갭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CHRO만의 일이 아니다. 직원 몰입도 전략에서 CHRO, CIO, CFO의 역할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이제는 파트너십에서 공동 오너십의 차원으로 진화해야할 것이다. 그리하여 기업의 시스템에 축적되고 있는 다양하고 방대한 직원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직원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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