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포커스] 현람출판사, ‘철학하는 인공지능’ 출간
[AI포커스] 현람출판사, ‘철학하는 인공지능’ 출간
  • 박시현 기자
  • 승인 2021.02.22 14: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딥러닝의 한계와 범용 인공지능의 필요조건’ 부제, 변상섭 지음

[디지털경제뉴스 박시현 기자] 현람출판사가 인공지능의 철학적 이해를 시도한 책 ‘철학하는 인공지능’을 발간했다.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발표될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얼마 전쯤 축구 경기를 중계하던 AI 카메라는 축구공과 심판의 빡빡 깎은 머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주 심판의 머리를 따라다니며 경기를 중계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또 올해 초 출시된 AI 챗봇 ‘이루다’는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테이(Tay)와 마찬가지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는 혐의로 폐기 처분되고 말았다.

불과 몇 년 만에 딥러닝 알고리즘의 한계와 문제점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거의 모든 인공지능 연구자가 이제야 딥러닝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을 해석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한계나 문제점이 인간의 선천적인 인지능력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관념론 철학자들이 인간의 선천적 인지능력을 철저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인간에 대한 그릇된 이해가 비단 인공지능의 연구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뇌과학의 연구에서도 커다란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지적한다.

실제로 뇌과학의 분리뇌(Split-Brain) 연구는 두뇌의 양쪽에 전혀 다른 언어적 사유능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밝혀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연구를 실행한 뇌과학자들조차 두 가지 언어 작용의 작용 특성과 두 가지 언어의 의미론적 특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렘수면 상태에서 어떠한 정신 현상이 일어나는지, 또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어떻게 동시에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선택맹(Choice Blindness)이나 변화맹(Change Blindness)과 같은 시각적 착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우리는 아무것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모든 학문적 한계와 문제점들이 관념론 철학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우리는 관념론 철학에 따라 인간의 선천적 인지능력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로지 의식만이 인간의 유일한 사유 능력이며 절대 이성으로 간주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리뇌 연구는 대뇌 좌반구 언어영역에서 작동하는 의식이 오로지 문자 언어를 매개로 그 언어에 내포된 개념적 의미를 이해하는 개념적 언어작용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이 의식 덕분에 우리는 글(문자 언어)을 읽을 수 있으며, 이로써 다양한 학문을 할 수 있다. 이렇듯 의식이 문자 언어를 직접적으로 듣고 읽을 수 있는 것은 좌반구 언어 영역의 베르니케 영역을 통해 가능하다.

반면, 외계는 결코 문자 언어로 구축돼 있지 않다. 외계의 물질적 사물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물질적 특성으로 이뤄졌다. 그렇다면 외계를 이해하는 언어 능력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은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가 외계와 관계를 맺고 외계의 사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우반구 언어 영역에서 작동하는 직관적 언어능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관념론자들은 바로 이러한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즉 우반구 언어 영역을 통해서만 외계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외계 사물들의 본질적 존재 의미와 인과관계의 필연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분리뇌 연구 결과를 통해 옛 성현(붓다, 노자, 플라톤)이 공통적으로 인간의 두 가지 언어 능력에 대해 매우 자세하고 정확하게 깨우쳐 주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한다. 도대체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그 실험 결과들이 옛 성현의 가르침에 따라 해석함으로써 논리정연하게 이해된다. 이는 곧 옛 성현들의 가르침이 인간의 선천적인 두뇌 작용과 일치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우반구 언어 영역에서 작동하는 본질적 언어가 곧 기저핵을 통해 신경계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즉 모든 동물의 신경계가 곧 이 본질적 언어에 따라 작동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돌고래의 초음파 노래와 벌꿀의 엉덩이춤은 그들만의 본질적 언어다. 이 본질적 언어를 통해 동물들도 외계를 바르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적응하며 생존해 갈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으로 미뤄볼 때 뇌과학과 인공지능 연구에서 본질적 언어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이는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바르게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연구 방향마저 바르게 설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개발하고 있는 뉴로모픽 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질적 언어를 구성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특히 인간의 선천적인 인지능력과 유사한 범용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조건은 곧 인간 이성의 절대 조건이라고 이해된다.

저자는 관념론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식의 사유 작용과 감각기관의 감각 작용 그리고 사물의 본질에 대해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해 밝히고 있다. 이제 관념론에 기초한 진리관과 세계관을 폐기하고, 다시 옛 성현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하며, 이로써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역설한다.

저자 변상섭은 1957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등학교,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인천 용화사의 송담 정은 대선사 문하로 입산 출가해 2년간의 행자 생활 뒤에 수계(법명: 常空)했다. 속퇴한 후에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에 진학해 불교 철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학교 역경원에서 무착의 ‘섭대승론(攝大乘論)’과 세친의 ‘석(釋)’을 완역해 출판했으며, 2000년에 ‘김용옥 선생 그건 아니올시다’(시공사)와 ‘선 신비주의인가 철학인가?’(컬처라인)를 출간했다. 그 뒤로 20년 동안 서양 철학과 노자 그리고 플라톤을 연구했다. 최근에 그 연구 결과를 ‘철학과 문명의 대전환’에 담아 출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